칼럼| Column

유리막코팅 | 당신을 현명한 사람으로 만드는 참살구, 개살구 이야기

페이지 정보

작성자 TheTriton 작성일17-05-10 12:25 조회1,037회 댓글0건

본문

시장에 두 사람이 좌판을 벌렸습니다. 한 사람은 생긴건 별로 시원치 않고 빛도 곱지 않게 우중충한 모양새, 하지만 맛은 달기 그지 없는 참살구를 펼쳐 놨고, 또 한 사람은 보기만 해도 먹음직스럽고 때깔이 좋아 절로 손이 가게 하는 개살구를 펼쳐 놨습니다. 말그대로 빛좋은 개살구지요!

 

어디 그뿐인가요. 참살구는 그 꼴에 한 개 500원, 너무도 맛나 보이는 개살구는 한 개 250원 밖에 안하는 겁니다!

당연히 사람들은 너도나도 개살구를 찾았습니다.

그로 끝나지 않고 참살구 장사를 도둑놈, 강도, 사기꾼이라 흠씬 욕을 하고 가기까지 합니다.

개살구는 그야말로 날개 돋힌 듯이 팔려 나갔습니다. 

하지만, 참살구를 찾는 사람들은 거의 없었습니다. 저녁 무렵이 되자 개살구 장사는 준비한 모든 살구를 다 팔았고, 참살구 장사는 불과 서너 개를 팔았을 뿐입니다. 결국 참살구 장사는 쫄딱 망해버렸습니다.

 

이야기는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개살구를 싸게 사간 사람들은 집에 가져가서 식구들과 나눠 먹으려 꺼냈습니다.

한 입 베어물고 그 시고, 떫고, 쾌쾌한 맛에 그대로 집어 던졌습니다.

결국 개살구는 단 한 개도 끝까지 사람들의 입속에 들어가지 못했고 사람들은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살구라는 과일은 맛이 형편 없다. 다시는 살구를 사지 않을테다.

이제 사람들은 참살구 장사가 망해버렸기 때문에 참살구의 단 맛을 볼 수도 없게 됐습니다.

개살구 장사도 시간이 지나자 그 맛을 본 사람들이 더 이상 찾지 않게 되고, 그렇게 살구라는 과일은 시장에서 완전히 사라졌습니다.

인간은 때론 이렇게 빛좋은 개살구에 열광하여 우둔한 행동을 합니다.

 

최근 몇 년 사이 주류 경제학의 맹점을 대체하기 위해 행동경제학이라는 학문이 발전 하고 있습니다. 

학교에서 배운 수요공급 곡선과 정 반대의 현상, 즉 수요가 적은 데도 가격이 오른다거나, 공급이 줄어드는데 가격이 내린다거나 등등

경제학자들은 이런 기이한 현상을 해명하기 위해 머리를 싸메고 찾은 결론은 인간의 심리적 작용이 합리적인 소비 행동을 하지 않고 오히려 그 반대의 소비행태로 나타나기도 한다는 점이었습니다.

 

욕쟁이 할머니의 식당이 미어 터지도록 장사가 잘 되는 현상도, 친절한 가게에 사람이 몰릴 거라는 상식을 깨뜨린 생활 속의 예입니다. 

물론 위 이야기에 여러가지 변수들이 있습니다.

처음부터 맛을 비교해 보고 샀다면 그런 실수가 없었을 것이며, 참살구 장사도 마냥 사주길 바라지 말고 옆집 개살구를 사다 찾아오는 손님들에게 맛을 

보게 할 수 도 있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이런 결과만 보면 누구나 가장 합리적이고 오류 없는 선택을 할 듯 하지만, 실생활에서 우리는 수많은 개살구를 구매하게 됩니다.

 

이제 이 이야기를 자동차 내외장 분야에 대입해 보겠습니다.

 

 

<유리막코팅>

 

2000년대 초반쯤 한국에 소개된 이 아이템은 유리막코팅이란 단어로 번역되어 이젠 완전히 대명사가 되어 별도의 단어를 대체하기 곤란해졌습니다.

그런데, 엄밀히 따지면 유리막코팅이란 단어는 그 원료가 되는 규소가 바로 유리의 원료, 도자기의 원료이기 때문에 생겨난 현상입니다. 

규소는 늘 사용하는 치약에도 들어 있습니다.

이젠 아주 친근한 SIO2라는 화학식으로 표현되는 형태입니다. 

일단 유행의 조짐이 보이자 걷잡을 수 없는 기세로 한국의 유리막코팅 시장은 성장을 했습니다. 

5,000원 짜리 왁스만도 못한 제품이 죄다 유리막코팅이라는 라벨을 달게 되었습니다.

이때부터 참살구는 화려한 빛좋은 개살구의 등살에 치이기 시작합니다. 

 

그런데, 정말 악마는 따로 있었습니다.

 

규소분말이 메틸알콜이란 용제와 만나 혼합 된 상태에서 공기와 접촉하여 메틸알콜이 증발하고 나면 유리가루처럼 결정이 생기는 현상을 볼 수 있습니다. 

이것을 정말 유리가 들어갔다는 증거로 내민 업자들이 나타난 것입니다.

알고 보면 코메디인 이 일이 한국 시장에 태풍처럼 불어왔습니다. 

왜 코메디냐 하면 그렇게 생긴 결정이 결국엔 바로 자동차 도장에 도포된 후 박리할 수 있는 결정적인 증거라는 사실을 몰랐던 것입니다. 

허긴 그 투명한 결정에 혹해서 상당수는 개살구에 손을 뻗기도 합니다.

더구나 이런 제품을 만들 수 있는 규소분말은 국내에도 진출해 있는 미국계 모 화학회사에서 어렵지 않게 구입할 수 있습니다. 

당연히 메틸알콜도 쉽게 구할 수 있습니다.

 

국내에도 몇몇 업체들에 의해 국산제품이 출시되어 있습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제품은 분명 눈에 띄는 막을 형성하고 제법 강한 경도를 보입니다.

그런데, 위에 알려 드렸다시피 원료만 손에 넣으면 누구라도 만들 수 있는 것이 투명한 메틸알콜을 용제로 사용하여 강한 알콜 냄새가 나는 제품인데, 안타깝게도 많은 결점을 지니고 있습니다.

 

첫 째, 메틸알콜은 맨손으로 만지거나 직접 흡입하거나, 눈에 가스 형태로 접촉하면 심각한 건강문제를 유발합니다.

따라서 이런 제품을 오너용으로 판매할 때는 물론이거니와 더 자주 다루는 업자들에게 공급할 때는 충분한 주의와 보호장구를 갖추도록 안내해야 합니다.

맨손으로 천이나 스폰지에 뭍혀 시공하게 되면 독성은 고스란히 간에 축적됩니다.

게다가 간혹 온도가 높은 곳에 보관 중이던 제품병이 알콜 가스의 팽창으로 폭발하는 사태까지 벌어집니다.

 

둘 째, 이런 제품은 시공 후 반응하는 동안 여러 요인들로 인해 쉽게 얼룩이 생깁니다.

 

셋 째, 이것은 한 번 깨지면 걷잡을 수 없이 균열과 박리가 진행됩니다.

유리가 들어갔다고 보여 준 증거인 투명한 결정이 결국엔 박리와 파손의 빼도박도 못하는 증거가 된 것입니다.

부드러움이 강한 것을 이긴다는 말을 아시나요? 

와호장룡이란 영화에서 주윤발이 대나무 끝에 올라서서 부드러움에 몸을 싣고 여유로이 장쯔이를 향해 설교 한 내용입니다.

 

유리막코팅을 개발한 사람이 가장 쉽게 할 수 있었던 일이 바로 아주 단단하고 두꺼운, 그야말로 유리같은 층을 만드는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결국 이것이 심각한 결함임을 알게 된 후 조금 덜 단단하더라도, 조금 덜 두껍더라도 부드러운 피막을 만들어 냈던 것입니다. 

그래서 세대 구분이 필요했습니다.

 

빛좋은 개살구처럼 화려한 포스터로 무장한 이런 제품들은 동호회 또는 자동차용품 쇼핑몰 운영진과의 끈적끈적한 관계를 이용해 소비자들이 참살구를 판단하는 능력을 무력화 시켰습니다. 

그들은 진실이 알려질 것에 대한 공포감에 의혹을 제기하는 이들에게 광적인 대응을 하기도 합니다.

 

그 결과, 유리막코팅에 대한 부정적이고 절망적인 평가가 만연하게 되어 결국, 모든 살구는 개살구라는 인식을 뿌리내리게 하고 말았습니다.

정말 심각한 일은 또다른 개살구 장사가 오히려 더 화려하지만 더 치명적인 색깔만 다른 물건을 들고 나와 소비자를 두 번 속이는 일이 벌어진다는 사실입니다.

 

파레토의 법칙이란 말이 있습니다. 흔히 8:2법칙이라고도 합니다.

어떤 일에도 20%의 성공자와 80%의 실패자가 존재한다는 법칙입니다. 

인간은 본능적으로 더 많은 숫자가 몰려 있는 곳에 자리를 잡고자 합니다. 

그것이 원시시대부터 무서운 맹수나 적으로부터 자신의 목숨을 하루라도 더 연장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인류 역사는 외로운 20%의 사람들이 창조해 왔고, 그들의 성공이 곧 인류의 발전과 역사가 되어 왔습니다.

나머지 80%는 도태되던지 그저 묻어 가는 삶을 살게 됩니다.

소비에서는 내가 더 많이 접한 제품, 즉 현혹적인 포스터나 자세히 보면 충분히 알 수 있는 헛점 투성이의 동영상 등에 혹하여 많이 들어본 제품이 좋은 제품일거라는, 사실은 바보같은 구매행위로 나타나기도 합니다.

 

당장 눈에 보이는 화려함에 이끌려 섣불리 개살구를 사버리고, 나중에 자신이 행한 우둔한 행동을 변명해야 할 처지에 놓이는 것이 80%의 운명입니다. 또한 그들이 모여서 군중의 목소리를 만들어 점점 더 우둔한 행동을 하는 악순환이 이어지기도 합니다.

우리 인간은 우리 스스로에게 기대한 것보다 훨씬 덜 이성적이고 덜 현명합니다.  

 

그러다 간혹 악마같은 개살구 장사를 만나면, 참살구보다 더 비싼 값을 치르고, 나중에 항의를 하다 처절하게 짖밟히는 꼴마저 당합니다.

 

여러분은 참살구를 고를 용기가 필요하지 않으십니까? 그렇다면 빛좋은 개살구를 좀 더 냉정하게 살펴보고 화려한 유혹은 없더라도 정말 단맛이 나는 참살구를 찾기 위해 좀 더 시간을 투자해야 합니다.

 

저희 더트리톤은 당장은 무결점 완벽한 제품을 내놓지는 못하더라도 참살구를 찾아 드리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